#43
2026.03.30
2026년 3월 30일 - 앵무새 잃어버리다
앵무새인지 비둘기인지 집에서 기르는 소형 조류가 한 마리 있다. 부르면 날아와서 손가락에 착지하는데, 손가락을 감싸는 그 특유의 감촉이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어느 날 새를 산책시킬 겸 바깥에서 비행을 시켰는데, 어딘가로 날아가서 돌아오지 않는다.
이런, 내가 잘못이지.
나는 어두껌껌한 옥상으로 거리낌없이 올라간다. 현실에서 본 적도 없지만 - 굳이 비교하자면 친할머니가 갖고 계시는 80년대 건물 옥상과 비슷한 분위기다. 어두침침하고 습한 게 딱 역겹지만 주저하지 않는다. 앵무새를 구한다면 뭣이든 감내할 각오가 되어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그 새를 본 적 있는지 수소문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모르겠다고 대답하지만, 그중에 한 아주머니가 이런 대답을 한다.
"이미 죽었고 사체를 치워버렸는데, 그 새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