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2026.04.25
연애에 대해 이해가 안 가는 점
수많은 혐오섞인 생각들이 허공을 떠돌아다닌다. 이것을 방기해야 할까, 어떻게든 붙잡아둘까 고민하다 일부만 붙잡아 이 지면에 솔직하게 박제해본다.
개나소나 얕은 호감에 사랑이라는 의미를 갖다 붙이니, 사랑이라는 의미는 이미 가벼운 단어로 변질된 지 오래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내 인생에서는 사랑이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니다. 물론 돈도, 학벌도, 좋은 직업도, 결혼과 가정을 꾸리는 일도 아니다. 물론 그런 것들도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중요한 일이지만 내게 있어서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취미 생활에 불과할 뿐이다.
그래서 그런가, 아주 오래 전부터 연애에 대해 이해가 안 가는 점이 하나 있었다.
과거 어느 시점에 누군가와 만나서, 귓속말로 영원한 사랑을 표현하고, 몸까지 더듬거리다가 뭣 때문에 틀어져서 이별하고, 원망과 자책과 후회를 하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나서 꽁냥대고, 마치 영원히 사랑할 것처럼 이전 애인에게 했던 말과 행동을 되풀이하는 것.... 그런 식의 만남과 이별을 무한 되풀이하는 것.....
몇 번 붕가붕가 짓이나 하고 돌아서는 사마귀랑 뭐가 다르단 말인가? 그건 진짜 사랑이 아니라 숱한 관계를 거쳐오며 학습된 산물에 불과할 것이다. 처음에 좋았던 사람도 몇 개월만 지나면 예전의 감정은 많이 희석될 것이며, 누군가와 교제하고 있더라도 다른 이성에게 매력을 못 느끼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더 매력있어 보이는 사람들 있으면 슬그머니 끌리게 될 걸 `이성'이라고 불리는 어쭙잖은 도덕관념으로 내리누르고 있는거들 아닌가?
이따위 식의, 좁쌀 만큼의 중요성도 없는 생각으로 숱한 밤을 불면으로 보내며 괴로워하는 난 그럼 얼마나 청렴한 순애보란 말인가? 그러니까 난 아직 사랑할 자격을 못 갖춘 인간이고, 그것이 내가 사랑해서는 안 된다는 반증이다.
아, 그래도 난 한 사람만 사랑하고 싶어.
그러니까 내 앞에서 양심적인 척 하지마 이 촌놈들아.
이 씨발년, 씨발놈들아.
더러운 것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