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2026.05.01
스파링 CASE 기록
Case 1) 잽을 길~게 뻗어서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롱가드, 이른바 사마귀 복서 상대
평소에 섀도우할 땐 잽을 왜 던지는지까지 하나하나 생각했는데 링 위에서 스파링할 땐 자세고 중심이고 뭐고 싹 다 잊어버리고 만다. 1라운드 초반에는 (상대방이 지나치게 만만하게 느끼지 않도록) 날카롭게 (?) 잽을 던졌는데, 문제는 앞발 구르기가 잘 안 되어서 더블잽까지 나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또 상대방이 앞손을 11자로 뻗으니까 공격 각을 만들기가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공격 자체가 결국 반격 기회를 주는 것이나 다름없는데, 세게 때려야 한다는 욕심이 앞서서 가드가 빈 틈을 봤음에도 기회를 번번이 놓치고 말았다. 롱가드 패링 후 스트레이트 공격도 몇 번 성공한 적이 있어서, 패링 + 훅을 시도해봤는데 팔이 짧아서 붕붕훅만 시전하게 됨... 쉽지 않다..
밀고 들어오지 않도록 가드를 길게 뻗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써먹어봐야 한다.
Case 2) 눈앞에서 주먹을 계속 굴려 시선 페인트를 쓰던 상대
특이한 수법 같아서 기록해본다. 첫 번째 라운드 때 롱가드를 했는데, 두 번째 라운드 끝나갈 무렵에 이 롱가드 상태에 팔은 고정한 채 주먹을 흔드는 모습이 보였다. 시야를 방해하고 분산하려는 의도인 것 같아서 아랑곳하지 않으려고 미간 쪽만 노려봤다. 내가 따라하면 맞을 게 뻔해서 따라하진 않았다.
한편, 내가 주로 쓰던 페인트는 바디 쪽으로 잽을 주다가 얼굴로 잽을 향해서 정면을 맞추는 어설픈 수준이었다. 근데 패링도 실제로 공격처럼 보여야 유효하지 않은가? 난 동작이 굼떠서 속임수를 쓰려다 역공격을 당할 때가 많다. 그래서 요즘은 잘 안 쓴다.... 다시 새로운 방법을 고민해봐야 함.
Case 3) 카운터 맞고 싶으면 들어와 ^^ 신나게 공격하다 반격 세게 당함
실력이 좋은 관원분이었다. 뒷손 가드 너머 정통으로 맞추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그러다 무지성 공격을 이어가는데, 어느 순간 상대 쪽에서 갑자기 파고들더니 바디 + 스트레이트 + 훅 연타로 정신없이 맞은 적이 있다. 순서가 정확하게 생각나지 않는데, 하여간 양쪽스로 이판사판 맞으니까 호흡이 가빠지고 몸이 굳어서 계속 가드 올린 채 뒤로만 물러나게 됐다. (나한테 공격할 때 쉭쉭 소리를 내면서 호흡도 했다)
상대방 실력이 좋을수록 체력이 빠르게 바닥난다. 이런 식으로 경력 차이가 한참 나는 사람들과 스파링할 때 나도 같이 실력이 올라간다는 착각 따위는 이제 없고, 스파링할 때 정신적으로 느껴지는 위협과 압박감에 맞서면서 전략을 고민할 때 진짜 실력이 향상되는 법이다(라고 생각함..)
Case 4) 스탠스 좋은 관원 자세 관찰하고 따라해보기
생활체육대회 출전 예정인 관원인데 나랑 6~7kg 체급 차이가 있어서(내가 더 작음) 매스로 하지만, 여성이라서 그런지 0.1톤짜리 친구가 생각없이 휘두르는 주먹보다도 순한 맛이었다. 체력도 남성이랑 할 때보다 덜 부담스럽다. 그래서 스파링할 때 항상 상대방의 자세를 관찰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내가 눈여겨보는 요소들은
- 스텝의 리듬과 박자 (협응력)
- 내 공격에 대한 가드 & 반응 속도
- 공격 들어올 때 패턴 (다만 이건 좀 파악하기 어렵다)
- 양훅 기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