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
2026.05.08
도대체가 답이 없는 인생이다
점심시간을 빌려 기록을 써본다.
어버이날이라서 부모님 두 분께 용돈을 드렸다. 한 지붕 아래 살아도 말 한마디 안 섞는 부친과 하느님이 기도를 들어준다고 굳게 믿는 순진한 마음씨의 모친.
모친은 열흘 전 나에게서 200만 원을 빌려 갔다. 빌려간 돈은 일주일 이내로 돌려준다고 했는데, 오늘까지도 말이 없어서 물어봤더니 갚지 못할 것 같다고 한다. 뭐, 사실 예상했던 답변이었다. 애초에 돌려받을 수 있으리란 기대조차 없긴 했다. 뭐, 돈이야 없어지면 또 벌면 되니까....
그럼에도 약속을 어기는 모친에 대해 겹겹이 쌓여가는 실망감은 글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내 퉁명스런 말투 때문에 눈치를 챘겠지만, 이미 속에 남아있던 한 줌의 애정마저 깔끔하게 내던져버렸는데, 어느 정도냐면, 훗날 영정 사진 앞에서 눈물 한 방울 없이 웃으며 명복을 빌어줄 수 있을 정도다.
부모라는 꼬리표 따위는 중요치 않다. 부모 자식이라는 관계도 한 찰나에 주어진 배역에 불과하며 그 관계에서 느낄 수 있는 애틋한 감정도 결국은 모두 허구다.
철없는 동료 두 명의 상습적인 박장대소도 이제 지겹고 따분한 소음이다. 도대체 뭐가 그렇게 웃길까? 이 바보들은 누가 그냥 작정하고 무식하게, 유치하게 웃기려 들면 좋다고 박수치며 깔깔대는 게 삶의 낙일 것이다. 분명 깡통 대가리들임이 틀림없다. 얼굴에다 통쾌하게 가래침이나 뱉어주고 싶다.
뭔가에 대한 심각한 호소와 열변....
길 위의 개미와 자동차들의 끊임없는 흐름.....
이 모든 게 다 무슨 의미가 있을까.
회사라는 곳은 다닐수록 지능이 퇴보한다는 불온한 생각도 자꾸 고개를 쳐든다. 다른 곳도 그렇지만, 이곳 역시 내 젊음을 기꺼이 갖다 바칠만한 가치가 있는지도 심히 의구스럽다.
본업 이상의 업무를 거부하면 아무 의지도 야망도 없는 병신 취급을 당하는 곳, 정직하고 꿋꿋하게 "내 할 일만" 하면 죄인이 되는 곳, 남들이 먹고 버린 쓰레기통 속에서 억지로 황금을 찾아내야 하는 곳...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는 황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