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2026.04.12
흡연과 금연, 그 사이 어딘가에서
흡연자들은 언제나 내 신경을 물어뜯는다. 담배 쳐물고 꼴아보는 새끼들은 면상을 좀 갈아주고 싶어진다. 그들이 내뿜는 특유의 담배냄새 때문에 인상을 반사적으로 찌푸리게 되는데, 아 씨발놈들아, 이 길빵러 새끼들아, 내 앞에서 담배 피면 모가지를 분질러준다!!!!!! 라고 시원스런 욕 한 마디 내뱉지 못한다. 그렇게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래봤자 인격도 학식도 없는 길바닥 뼈다구 소리나 들을테니 비열하게 자기 합리화를 하고, 분노를 애써 삭히고, 미처 꺼지지 못한 분노의 불씨가 또 타오르고...
언젠가 한 골목길에서 그는 담배를 피워물었고 나는 담장 뒤에서 그를 몰래 흘겨봤다. 그리고 그가 내뿜은 담배 연기로 흡연을 대신했다. 그러다 몇 초 정도 지났을까, 별안간 소리를 지르고 싶어졌다. 그래서 비명을 내질렀다. 아아아아악!!!!!!!!!! 씨발!!!!!!!! 니 새끼들이 아무리 담배를 예찬해도 나한테는 쥐약이야. 아무리 담배의 달콤한 비밀을 예찬하며 까불대봤자 내가 원하는 건 권총으로 머리를 실컷 두들겨서 머리를 뭉개주는 것 말고는 없어, 이 새끼들아. 나 말고는 아무도 들을 수 없는 비명이었다.
틈만 나면 매캐한 담배 연기를 내뿜어대던 그가 몇 달 전 돌연 금연을 선언했다. 충동적인 결정이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담배에 정신적으로 의존했기 때문에 금연의 대가로 헛헛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닉네임처럼 뿌연 담배 연기가 참 잘 어울리던 사람이었기에 내 입장에서는 적잖이 충격이었다. 난 반사적으로 뭐라고 지껄였고 반박했다. 하지만 하루, 이틀, 사흘, 나흘 시간이 지나면서 의지를 억누르는 그의 모습에 고개를 끄덕이며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금연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었다. 다만 진실된 의도가 궁금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