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2026.03.31
코엑스 이민 박람회 후기
주말동안 박람회를 진행했다. 우리 회사에서는 나 포함 열 명의 직원이 참석했고, 나는 마케팅 담당이라 인포에서 국가별 프로그램 소개와 수속 직원들에게 고객을 안내하는 일을 했다. (10개국 프로그램 공부 하느라고 과로사할 지경이었다) 현장이 예상만큼 분주하진 않았어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밥 먹을 시간도 따로 쉬는 시간도 없어서 체력이 바닥나고 말았다.
성과는 별로 기대하지도 않았음에도 꽤 유의미했다. 여기는 그냥 고관여도 아닌, 초 초 초 고관여 서비스를 다루고 미국의 경우 고객 한 사람 당 7만불 RC 7만불 이렇게 이중 수수료 발생으로 전환 기준을 잡는데, 모객에 성공한 고객은 첫째날 총 18명, 둘째날 총 7명이었고 (이후 계약 여부는 수속 직원들이나 미국 변호사들의 팔로우업에 달려있다) 고수익에 해당하는 미국 고객은 5명이었다. 이외로 유럽 국가는 말레이시아>독일>포르투갈>두바이 부동산 순으로 관심이 많았는데 얼마나 계약을 할지는 모르겠다. (왜 특별히 MM2H가 많이 들어왔는지도 모르겠다)
재미있는 기억은 내 얼굴과 신상이 업계 내에 싹 다 팔렸다는 점이다. 보름 전 모 업체의 호텔 세미나에 스파이로 참석하여 브로셔와 자료를 얻어왔고 상담 신청서 쓰고 세미나 내용도 녹음해왔는데 씨발, 예상치도 못하게 담당자로 파견되어 관계자들과 마주치고 말았다.
근데 뭐 어쩌겠나, 스파이짓 했다고 공개 총살이라도 할 셈인가^^? 그리고 나 역시 상속세 절세 문제로 상담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직장 동료들에게 우리집 자금 사정이 털릴 바에야 다른 업체에서 하는 게 나은 건 사실이다
하여간 부스를 지키는데 경쟁업체 관계자가 멀리서 날 보더니 거들먹대며 다가와서 지난번 부산 박람회에서 뵌 것 같다길래 다음 박람회 때도 뵙자고 웃으며 악수를 청하며 해맑게 웃어줬다. 아 시발 소리 나올 정도로 머쓱했지만 얼빵까면 좀 병신 같아 보일까봐... 순진하고 착해 보이는 인상에 이런 뻔뻔함과 사기술이 깃들어있는 걸 보면... 나도 참 (안좋은 쪽으로) 재미있는 인간이다.
아, 또 특이했던 점은, 회식할 때 직원 두 명의 남편과 와이프를 각각 초대해서 함께 식사를 했다는 점과 미국 변호사 두 사람만 빼놓고는 아무도 술잔을 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별 거 아니긴 하지만, 회식 자리에서 직원들의 가족까지 챙겨주는 회사는 여기가 처음이라 색다르다는 인상을 받았다. 또 난 알콜 성애자들을 싫어하기 때문에 맨정신으로 깔끔하고 건전하게 대화하는 회식이라면 어디든 쌍수를 들고 환영한다 ^^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이 있다면 맨정신으로 똑바로 전달해야지, 괜히 술 기운 빌려서 어영부영 흘려놓는 건 예의도 근본도 없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특히 사적인 관계도 아닌 공적인 관계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더 쓰고 싶은데 졸려서 잘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