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
2026.06.26
2026년 06월 26일 꿈
멜라토닌을 10mg 복용하고 잤다. 신체에서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양은 0.3mg 내외인데, 수 십 배를 먹으니 혈중 멜라토닌 농도가 아침까지도 유지되는지 몽롱한 느낌이다. 정신과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으면 간밤에 꾼 꿈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데 멜라토닌만 먹으면 특이하게도 꿈을 많이 꾸는 것 같다.
검색을 해보니까 멜라토닌을 복용하면 Hangover 효과가 나타나서 램 수면 단계를 높인다고 한다. 그러니, 꿈을 많이 꾼다기보다는 꿈이 더욱 선명하고 생생해서 많이 꾼 것처럼 느낄지도 모른다.
꿈속에서 나는 파주 별장으로 향하는 어두컴컴한 길목에 갇혀 혼자 걷고 있다. 길은 마치 강원도 산골같은 곳으로, 앞뒤 상하 좌우 구분이 전혀 안 될 정도로 어둡다. 먼 산 너머에 노란색 불빛이 보이는 듯 하여, 불빛을 따라 하염없이 걸어간다. 걸어도 걸어도 불빛이 가까워지지 않아 답답하다. 꿈속에서 체감하기로 한참을 걸었던 것 같다. 답답함에 포기하려던 찰나, 어렴풋이 실루엣이 보인다.
걸어가다 보니 작고 낡은 편의점이다. 딱 봐도 백 살이 넘어 보이는 호호 할머니가 홀로 그곳을 지키고 있다. 그리고 뜬금없지만 갑자기 내 외할머니가 편의점에 나타난다. 나는 편의점 주인 할머니와 몇 마디 이야기를 한 후 할머니를 모시고 함께 동행한다. 그리고 파주의 별장에 들어간다.
별장에서 외할머니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바깥으로 나왔는데 어떤 남성이 슬금슬금 다가와서 농을 친다. 내가 진지한 말투로 꺼지라고 말하니 그제서야 뒷걸음질치며 물러난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니 땅거미가 지고 있다. 몽환적이다. 하지만 할머니를 모시고 또 어디론가 가야 한다는 강박에 다시 몸을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