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
2026.07.14
힙합(Hip Hop)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들
오늘 출근길의 선곡 테마는 힙합이었다.
<Neighbors>, <Nuckle Flow>, <즐거운 생활>, <Dali, Van, Picasso>등이었고 랜덤 재생으로 들은 곡들은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Not Like Us>, <Rockstar> 정도 생각이 난다. 어제 이야기가 나왔던 캔드릭라마의 <Alright>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봤다.
몇 년 전에 넬리의 딜레마를 좋아한다는 내 말에 친구가 같은 앨범에 실린 <Hot In Herre>을 추천해줬는데 그냥 중간 정도 듣다 껐던 기억도 났다.
흠...........
개인적으로 안정적인 음정폭과 거기에 잘 어울리는 변주가 덧대어져 앙상블을 이뤄낸 음악을 좋다고 느끼는데, 록, 일렉트로닉, 아이돌 음악은 음정폭이 변화무쌍해서 불안정한 공중 소음처럼 느껴진다. 클럽이나 아이돌 콘서트장 같은 곳에서는 이런 음악들만 기똥차게 틀어대니 고막이 찢어질 듯 신경질이 나는 것이다.
본래 음악이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귀도 즐겁게 하고, 마음을 치유하고, 정신의 자양분이 되어야 하는데 힙합도 냅다 자기 하고 싶은 말을 배설하는 느낌이 들어서 들을 때 혐오감이 유발된다. 마치 내가 따발총으로 분노를 표출할 때처럼 라임으로 배설하는 인상이랄까. 힙합이 대중음악 역사상 제일 위대한 문화 혁명이고, 21세기 음악 산업의 뿌리라고 하지만 영 내 취향은 아니다. (역시 나는 대중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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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서 힙합의 역사에 대해 간략하게 검색을 해봤더니, 1970년대 미국 뉴욕 브롱크스(Bronx)에서 시작된 문화였다. 당시 브롱크스 지역은 빈곤, 실업, 범죄, 인종 차별, 정치적 불평등이 심했던 지역이었다. 그곳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젊은이들, 억눌린 자존감을 갖고있던 이들이 욕망을 랩과 리듬으로 토해냈고 그것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방식이었다.
아는 곡들이 많지 않지만 80년대까지는 흑인 차별, 빈부 격차같은 사회 문제를 깊이 다루는 아티스트들이, 90년대는 자신의 삶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아티스트들이 주류였으며, 2000년대 들어서는 미국 동부 지역과 서부 지역 힙합 가수들끼리 경쟁하면서 능력을 뽐내는 다양한 스타일의 곡들이 발매되었다고 한다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시대별로 정리해서 들어봐야겠음)
그런 식으로 음악과 춤, 배틀로 우열을 가리다 보니 힙합이라는 장르에 묘한 기싸움이 생겼다고 한다. 내가 너보다 랩을 잘한다, 이 바닥에서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자기 과시인데, 생각해보니 힙합이 싫었던 이유도 그 안에 녹아있는 경쟁적인 요소들에 대한 반감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2010년대 이후에는 아예 섹스, 파티, 약물, 술, 자의식 과잉, 분노에 찬 리듬만 난무하는 느낌의 곡들이 유독 많아진 것 같다. 한국으로는 릴보이, 지코, 스윙스의 몇몇 음악이 떠오른다. 음반 시장은 대중들이 무엇을 선호하고 소비하는지에 따라 변화하고, 양질의 음악이라도 대중적인 요소(한마디로 SNS에 공유하고 싶은 밈적인 요소)가 없으면 못 뜨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문제고, 물론 모든 힙합 장르가 다 그런 것도 아니다.
하지만 힙합이라는 장르를 무작정 배척하지는 않는다. 언제나 그렇듯이 감정과 취향은 어느 한쪽 편만 고수할 수 없기 때문에 리드미컬한 박자와 언어 유희를 즐기는 사람들의 취향도 충분히 공감은 된다.
힙합도 그렇지만, 내 기준에서 좋은 음악은 가사의 주제보단 얼마나 진실하냐에 달려 있다. 섹스와 돈, 정치, 마약, 술 다 이야기해도 좋다. 그것이 그 가수의 삶과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라면 말이다.
본질은 자기 목소리로 자기 철학을 노래하는 것이다. 그저 유행만 쫓거나 겉멋 들어서 깝죽대는 음악이거나 지나치게 상업성을 의식한 음악이라면 굳이 들을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