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
2026.07.13
권력 없는 정의는 무능이고, 정의없는 권력은 폭력이다..
자유란 인간에게 정말 소중한 것이다. 자유가 없는 서슬퍼런 곳에서는 그 어떤 문명의 꽃도 피울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헌법 제 119조에도 평등, 정의, 규제, 경제 민주화보다 자유를 1항, 즉 상위에 둘만큼 자유는 중요한 가치다.
하지만 요즘은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자유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린 것 같기도 하다.
2026년의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자본의 통제 하에 살아간다. 의무 교육과 입시 경쟁, 학자금 대출, 취업 경쟁, 가계 부채와 보험 등 이 모든 것들이 자신들을 질서있게 가둬두기 위한 어떤 매트리스라는 사실을 거의 인지하지 않는다. 단지 교도소 수감자가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가 자유롭다고 생각할 뿐이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이야기처럼, 실제로 `신'에 버금가는 권력을 가진 소수의 이들에 의해 만들어진 시스템으로 인해 단잠에 빠진 것처럼, 자유라는 명목 하에 일체의 사회 규범들이 내면화되어 있는 것이다. 마치 자유로부터 "자발적으로" 도피하는 것이랄까.
난 이것이 이 시대의 진정한 권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실제로 존재할 법한 사고실험을 해본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한 일반인이 어느날 길을 걷다 어떤 인간과 싸움에 말려들어 묻지마 폭행을 당하는 것이다. 상대가 이유없이 욕설과 폭력을 휘두르고, 그는 쓰러진 채 얻어맞고 모욕감을 느낀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화가 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가해자는 비슷한 사회적 계급에 속한 이가 아니다. 알고보니 굴지의 재벌 혹은 그와 관련된 깡패 조직의 보스였던 것이다. 그는 고액의 검은 돈을 세탁하는 자산가로 여러 명의 경호원과 부하 직원을 대동하고 있다.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그가 가진 힘을 의심하지 않고 공인된 계급장처럼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에 피해자가 인터넷에 사연을 올리는 족족 글이 썰리거나 경찰에 신고를 넣어도 법원은 그의 편에 서서 증거인멸에 동참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현실적으로 피해자가 할 수 있는 건 먼저 사과를 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객기를 부리다가 비참하게 암살당하는 것 뿐이다. 어떤 쪽이든 그에게는 힘이 없다.
이것은 마치 국가가 신에 버금가는 권력을 등에 업고 시민들을 통제하는 것과 같다.
국가 차원에서 시행하는 것만으로, 혹은 국가가 제시한 이데올로기에 찬성하는 것만으로도 모든 폭력과 야만적인 행위가 정당화될 수 있으며 그것이 "애국"이라는 행위로 둔갑된다. 정의를 실현하기 위함이 아닌 본질적으로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며, 그로 인해 개인이 품는 순수한 정의는 가로막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