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
2026.07.10
꿈과 현실은 서로간에 술래잡기 놀이를 한다
또 씨발 악몽꿔서 새벽 3시에 일어났다.
잠도 안 오고 심심하니까 글이나 쓰자 싶어서 책상 앞에 앉았다.
난 꿈속에서 넓은 공터로 향하고 있다. 그곳은 북촌 한옥마을처럼 한옥과 낮은 건물로 둘러싸인 골목을 한참 올라야 도착할 수 있는데 마치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아늑한 비밀 공간 같기도 하다.
나는 그 공터에서 강아지 단테를 묶어 기른다. 일을 바쁘게 마치고 단테의 밥을 챙겨주러 그 곳을 다녀가는 것이 꿈속에서의 일상이다. 매번 갈 때마다 밥을 챙겨주고 몇 번 쓰다듬어 준 뒤에 다시 집에 돌아간다. 단테는 항상 그 곳에 남아 나를 기다린다.
그런데, 뭘 하다가 그랬는지 생각나지 않지만, 문득 갑자기 불길한 느낌이 들어 하던 일을 중단하고 급하게 공터로 달려간다. 예상대로 단테 녀석이 온데간데 없는 것이었다. 단테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목줄과 빈 밥그릇밖에 없었다.
나는 세상이 하얗게 변하는 듯한 충격을 느끼며 절규한다.
그리고 미친듯이 단테를 찾아 헤메인다.
단테야!!!!!!!!! 어디갔어!!!!!@@@@@@

하............. 악몽에도 정도가 있지...
꿈속에서는 실존하지 않는 과거가 전제된다.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영화가 시작될 때 주인공이 설정되어 있는 것처럼 이미 오래전부터 그렇게 살아왔다는 기억이 있다. 현실에서 본 적 없는 집임에도 꿈속에서는 오래 살았던 집, 실제로 만난 적 없는 사람임에도 오래된 친구라는 식이고, 당연히 깨어나 보면 그런 집도 사람도 존재하지 않는다...
윤회론에서는 이것이 전생 기억의 흔적이라고 해석한다. 언어로 명쾌하게 설명할 수 없는 감각이기 때문에 꿈속 경험을 통째로 전생과 연결 짓는 것이다. 만약 전생이 존재한다는 것을 사실로 전제한다면, 우리가 꿈속에서 보는 것들은 어떤 형태로든 과거의 기억과 연관되어 있을 것이다. 전생에 내 친구였던 이가 현생에서 내 부모가 되고, 전생에 내 자식이었던 이가 현생에서 연인이 되었기 때문에 다른 무의식의 차원에서는 여전히 과거의 관계가 재생되며 교감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반면 신경 과학에서는 꿈을 기억의 재생과 비슷하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뇌는 맥락 기억 방식을 따르는데, 렘(REM) 수면 중에는 논리적인 판단을 좌우하는 전두엽 영역의 활동이 평소보다 감소하고, 집중력을 좌우하는 노르에피네프린과 기분 조절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세로토닌의 분비도 줄어든다. 대신 아세틸콜린의 분비가 늘어 시각적이고 생생한 기억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런저런 정황을 조합해봤을 때, 꿈이란 여러 기억이 조합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과거 기억도 즉석으로 꾸며내는 게 아닐까... 내 꿈에 비유하자면 뜬금없이 낯선 공터에 단테만 덜렁 두면 어색할테니 그 공터가 단테를 키우는 곳이라는 설정을 만들어서 상황을 뒷받침하고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것이다. 일종의 시뮬레이션처럼.
3차원 세계를 살아가는 인간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시공간이 끊어진 자리, 즉 절대적인 세계에서는 뚜렷한 인과관계와 명확한 수학적 질서에 따라 움직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단지 우리의 인식력에 한계가 있어서 존재의 진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꿈과 현실의 그림자 놀이는 계속된다.
영원히.......
이왕이면 신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면 되는데 왜 맨날 이따위 악몽만 꾸는지는 나도 모르겠음
인생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