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
2026.07.08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Billy Elliot)
지난주 토요일에 친구의 초대권으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Billy Elliot)를 봤다. 친구의 친구가 앙상블로 등장하는 공연이었다. 기록하고 싶은 내용이 없어서 패스하려고 했으나 잊어버릴 것 같아 간략하게나마 리뷰를 남겨본다.
영국 북부 탄광촌에 가난하게 살면서 복싱을 취미로 배우는데 돌연 어떤 계기로 발레를 사랑하게 된 소년 '빌리' 이야기, 어디서 많이 들어봤던 영화였다 했더니 초등학생 때 교실에서 틀어줘서 원작을 본 기억이 떠올랐다. 줄거리보다 삭막했던 탄광촌의 분위기, 발레리나처럼 몸을 흔들며 춤을 추던 소년의 모습만 부분적으로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시각적으로 색감이 뚜렷하고 입체적이었다. 광부들의 파업과 거친 욕설, 가난과 가족 간의 갈등이 뒤섞인 회색빛 풍경도 인상적이었고 장면 전환도 자연스럽고 매끄러웠다. 인물이 이동할 때 조명이 함께 움직이는 것도 완성도가 높아 보였다. 순진무구한 표정의 어린애들 앞에서 담배와 욕설이 난무한다는 점만 빼면 다 좋았다.
배우들의 퍼포먼스도 놀라웠다! 열 살 가량의 배우들이 발레와 군무같이 현란한 퍼포먼스를 소화하고 단원들끼리 호흡이 잘 맞아 떨어지는 건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다. 어떻게 노래와 춤과 대사를 조금의 흐트러짐 없이 한 자리에서 선보일 수가 있었을까, 얼마나 피눈물 나는 연습과 노력이 필요했을까 상상할 수가 없었다.
또 줄거리 자체가 주는 힘도 컸던 것 같다. 꿈을 이루는 성장 서사는 식상한 소재일 수도 있지만, 꿈을 이룬다는 이야기는 인간에게 감동과 여운 그 자체다. 인간의 자아실현 욕구는 심리학자 매슬로우가 정의한 욕구의 위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며, 인간은 오랫동안 소망해온 바를 이루어냈을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다.
역시,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기저에 깔린 근본적인 공식은 바뀌지 않는가 보다.
어쨌든 남들이 말하는 이상적인 삶이 아닌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을 찾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