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2026.06.05
2026년 06월 05일 - 단테가 사라지는 꿈
좆같은 악몽을 꿔서 기록해봄
꿈속에서 단테는 보호자 없이 혼자 산책하는 강아지다. 마치 길고양이처럼 매 시간 규칙적으로 자기가 다니는 동네를 어슬렁거며 산책을 한다. 현실에서는 동물보호법 위반이다. 강아지가 목줄도 보호자도 없이 혼자 현관 밖을 나서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며, 견주가 그것을 방치하면 현실에서는 동물 보호법이나 지자체 관리규정 위반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까 꿈이라는 사실을 이때 깨달았어야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여느 때처럼 홀로 집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시간 상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들어오겠거니 기다리다가 갈수록 단테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울렁울렁, 불안해진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밤이 되었음에도 단테는 깜깜 무소식이다. 마음 속에서 찢어지는 듯한 걱정과 답답함과 절망감이 마치 현실에서 부딪혔을 때 상처를 입은 듯 진하고 생생하게 느껴진다.
현실에서 같은 상황이었으면 당장 인터넷에 글을 올리거나, 주변 상가 지인들에게 수소문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단테를 찾아 나섰겠지만, 왠지 나는 다소 무력하게, 수동적으로 괴로워하기만 하였다는 점이다.
식은땀을 흘리면서 단테 생각에 괴로워하다 눈이 번쩍 떴다. 따끈한 털뭉치 덩어리가 옆구리에서 느껴진다. 역시나 꿈이었다. 단테도 곤히 잘 자고 있다.
아, 씨발, 꿈이라서 천만 다행이었다.
현실에서 느끼는 강박과 스트레스만 해도 충분히 좆같은데, 왜 이따위 꿈으로 잠을 자꾸 설치게 되는지는 나도 모른다. 약을 안 먹으면 잠을 못 자고, 약을 먹으면 악몽을 꾸니 그야말로 무간 지옥이다. 내게 쏟아지는 온갖 업무와 책임감 그리고 그로 인한 중압감이 자꾸만 악몽의 형태로 반복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