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
2026.07.12
밀란 쿤데라 문장이 왜 특별히 감동적인가 생각해보니
밀란 쿤데라의 문장이 왜 특별히 감동적인가 생각해보니 마음 속 근원을 상기시켜주기 때문인 것 같다.
수식어를 잔뜩 붙여 화려하게 꾸미기보단 한 문장 안에 여러 의미가 압축되어 있고, 사람들의 숨겨진 욕망을 치밀하게 파헤치는 작품들이 많아서 읽으면서 감칠맛이 난다. 바보들과 무의미한 사상들이 득실거리던 시대에 확실히 미친놈이라고 불릴 만큼의 천재성이 있었다.
내가 느끼기에 밀란 쿤데라는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드는 고유의 능력이 있다. 그런 감각이 문장마다 녹아들어 있어서 글을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순식간에 인식을 변화시키고, 자신조차 몰랐던 무의식 속 깊은 욕망을 끄집어내는 듯 하다.
또 텍스트를 대함에 있어, 자신을 주체로 놓지 않고 거꾸로 자신을 대상으로 놓고 글을 쓰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니까 쇼팽에 대한 글을 쓴다면 쇼팽 그 당사자가 되어버리는 식이다. 알파치노 급의 메소드 연기라고나 해야할까...
이는 작가에게 반드시 꼭 필요한 능력이며, 곧 예술가와 예술이 하나가 된 상태다. 종교적으로 말하면 신과 인간이 하나가 된 것이며, 삼매경 상태인 것이다.
잠시마나 주체와 객체를 초월하는 경험, 이것이 깨달음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어떤 것에 극도로 미쳐있는 인간은 시간의 속박에서 자유롭다. 주변의 평판따위 신경쓰지 않고 자기가 몰두하는 일만이 그 사람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꼭 글쓰기가 아니더라도, 나 역시 자진해서 어떤 일에 미치고 싶은 심정이다. 들끓는 감정 기복과 일상의 모든 불합리성을 잊고 다시 현실로 돌아와야 한다. 뒤로 물러서거나 현상 유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자.
미친 세상에서는 미쳐야 안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