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
2026.08.07
절대음감 VS 상대음감
내가 절대음감이 된 건 절대적으로 모친의 영향이 크다. 모친이 피아노 전공자라서 모태 시절부터 음악을 많이 들었는데, 그 과정에서 음 자체가 통째로 머릿속에 각인된 것 같다. 피아노 건반을 들으면 무슨 음인지 정확하게 알겠고, 신호등의 딩동댕 소리나 지하철의 안내방송 같은 것들을 듣고 떠올려서 음을 찾아내서 바이올린으로 연주할 수 있다. 아무래도 각각의 음을 개별적으로 인식하면서 그렇게 된 것 같다.
어디서 주워들은 이야기인데, 중국어처럼 성조를 사용하는 국가에서는 절대음감이 흔하다고 한다. 성조 언어는 같은 음절이라도 음의 높낮이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에, 말을 할 때부터 음높이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고, 음높이에 집중하면 절대 음감이 될 수밖에 없다.
근데 내 생각에 절대음감은 별로 쓸모없는 재능이다. 음을 듣고 바로 음 이름을 알아차리니 음정에 오류가 생기면 빠르게 알아차릴 수 있고, 기준음 없이 바로 악기를 조율할 수 있고 채보도 쉬울진 몰라도, 일상에서 그런 걸 할 일이 전혀 없고 절대음감이라고 해서 딱히 가창력이 좋은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상대음감은 기준음 하나만 주어지면 그 이후의 음 사이의 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니 어떤 악기든 처음에 연주하기 유리할 것이다. 절대음감은 모든 음이 반음씩 올라간 연주를 들으면 원곡보다 음이 높아졌다는 사실만 인지될 뿐, 원곡과 장3도 관계라는 사실에 조화를 느끼지 못하니 그저 거슬리기만 할 뿐이다.
음악에서 제일 중요한 건 음과 음 사이의 관계고 다른 건 다 필요없다.
- 삐걱삐걱 바이올린을 켜먼서 든 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