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
2026.08.17
무신론자들이 세상을 즐겁고 재미있게 살아가는 방법은?
신이나 내세의 보상을 믿지 않는 무신론자들이 이 세상을 가장 즐겁고 재미있게 살아가는 방법은 바로 세계를 정복하는 것이다. 스탈린, 히틀러, 한니발, 알렉산더 대왕, 징기스칸처럼 머리를 잘 써서 절대 권력을 움켜쥐고 마치 자각몽을 꾸듯 자신의 모든 뜻을 관철시키는 것이다. 자기 의지의 극단적인 실현, 그것이 가장 자극적이고 강렬한 놀이다.
우리가 지키는 도덕이나 법은 단순히 집단의 질서를 유지하고자 하는 구성원들 공통의 규칙이 합의된 것에 불과하다. 뭐라고 아름답게 포장하든, 무자비하고 자기 잇속을 잘 챙기는 위선적인 인물들이 늘 조직의 꼭대기에 올라앉아 있는 모습을 생각해보면, 도덕이란 절대적으로 존재하는 개념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일반적인 사람들은 현실의 제약 ㅡ 이를테면 타인, 사회적 규범, 도덕적 의무, 신체적인 한계가 개입되기 마련이라 100% 자기 뜻대로 하기는 어렵다. 보통의 선행이라면 기껏해야 자기 주변 사람들에게만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세계를 정복할 수준의 웅대한 계획을 세우는 자들은 타인에게 선행을 베풀더라도 웅대하게 베풀 것이다. 세계를 움직일 정도로 자기 의지를 크게 관철시키려는 사람은 한 국가의 교육·의료 체계를 바꾸거나 빈곤 문제를 해결할 시스템을 만들어서 수많은 이들의 삶을 상향 평준화시킬 수 있다.
그래서 오히려 무신론자들일수록 역설적으로 믿음과 강도가 중요하다고 본다. 오래되고 흔들림이 없는 믿음일수록 더욱이 초월적인 색채를 띄게 되니 타인이 보았을 때 `운명'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작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별 볼 거 없었던 인물이 단순무식한 신념으로 야심을 키워서 대륙을 손에 넣은 사례도 많지 않던가.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무신론자는 아니다. 눈에 보이는 현상계 이면의 법칙이 현상의 근원 ㅡ 즉 형이상학이 형이하의 근원이라는 가능성을 무시하지 않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