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
2026.09.16
2026년 09월 16일 꿈 - 이상한 악몽
이대부중 방면의 금화터널 오르막길을 걸어가고 있다. 시간에 맞춰 도착하기로 약속된 장소로 향하는 중인데, 발걸음이 닿는 곳은 목적지가 아닌 엉뚱한 곳이다. 목적지의 반대 방향으로 걷고 있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어떻게된 게 다리가 멈춰 서지를 않는다. 마치 자동 인형처럼 몸과 머리가 따로 노는 것이다.
마치 서로 같은 극이라서 밀어내는 자석을 억지로 붙여놓은 것처럼 온 정신을 부여잡고 간신히 방향을 되돌리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는 급하게 아무 버스나 잡아서 탄다.
한참 어린 중학생 뻘로 보이는 애가 운전대를 잡고 있다. 뭐라고 중얼대며 혼자 욕지꺼리를 내뱉고 있다. 싼티나는 양아치스러움과 시장통 보따리상들의 촌스러움을 동시에 갖고 있는, 특이하고 범상치 않아 보이는 녀석이라는 생각을 한다.
버스의 한쪽 칸에 작은 흰색 강아지를 품에 안고있는 여자애가 있다. 나는 그 애한테 다가가서 강아지가 작아서 어디든 데리고 다닐 수 있겠네, 라고 부러워하듯 말한다 (무의식중에 우리집 강아지를 생각했던 것 같다)
버스가 멈춰서고 나는 정류장으로 유유히 빠져나온다. 그리고는 어떤 빵집에 들어간다. 약속 장소에서 만날 사람들 200명 분량의 샌드위치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 반사적으로 오른쪽 손목의 금색 시계를 본다.
시계 초침이 반대로 돌아가고 있다.
불현듯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다 낡은 빌라의 옥상으로 배경이 바뀌고 나는 갑자기 배부른 임산부가 된다. 내 뱃속에는 건강한 사내 아이가 요동치는 바람에 구토가 밀려온다. (아이의 아빠, 그러니까 내 남편은 지금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로 설정되어 있다)
나는, 우리는 이제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이전의 자유로운 삶으로 되돌아갈 수 없고, 책임 없는 쾌락 따위도 더 이상 누릴 수 없다는 사실에 절규하며 후회에 휩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