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
2026.09.18
과음하고 의식의 흐름에 따라 쓴 글
오늘 마신 칵테일은 카스 맥주 500에 피치 롱 티, 블루 하와이안 이었다. 피로감이 극에 달한 상태로 마셔서 약간의 만취 상태에 이르렀고, 버스를 타고 무슨 정신으로 들어왔는지 기억이 가물해졌다. 아오 시발.....
왜 이렇게까지 과음을 하냐고 부모님을 비롯한 주변인들 몇몇에게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데, 사실 술 그 자체를 즐긴다기보다는, 어느정도 자학의 형태를 띄고 있다. 스스로를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파괴하는 방법에 불과하다.
꼬리치는 단테를 끌어안고 잠시 누워 있다가 문득 두서없는 잡다한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서 랩탑을 켰다. 날카로운 빛이 안구를 강하게 자극한다 .... 이 조잡한 블로그의 페이지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다. 주위의 사물들, 램프와 수첩, 책과 볼펜, 거울도 정지된 채 묵묵히 놓여있다.
무슨 생각을 어떻게, 어디서부터 적어둬야 할까?
사람들은 스토리텔링을 좋아한다. 다음에 뭔가 나올만한 연속적인 요소가 있어야 기대와 호기심이 생겨서 글도 계속 읽고 싶어지고, 다음 화의 영상도 계속 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조회수를 올리거나 인기를 얻기 위해 글을 쓰는 게 아니라 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다. 그래서 관종이라던가, 또라이 같다던가 식의 평가를 들으면 이젠 그냥 헛웃음이 나오고, 또 반대로 조회수나 인기를 얻어서 꼴에 몇 분 벌어보겠다고 저질의 포스팅을 난무하는 걸 보면, 글쓰기마저도 무한 경쟁만이 남아있다는 사실 자체에 짜증이 난다.
AI로 성의없이 쓴 글에도 질렸다. 충격적일 정도로 게성이 없기 때문이다. 생각을 하고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글을 써서 조금이라도 독창적인 글을 쓰고 싶어서 AI를 활용해 소재를 정리하고, 사람이 쓴 것처럼 적당하게 고쳐서 올린다는데, 좀 심하게 말하면, 왜 그런 쓸모없는 글을 올리는지 잘 모르겠다.
뭐 근데, 그렇게 따지고 보면, 이 블로그도 정신분열증 환자의 공간과 흡사하다. 딱히 일정한 주제도 없고, 흐름도 끊어져 있어서 일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주제가 수많은 일상으로 분열되어 표현되곤 한다. 대상없는 환영으로 사라져버릴 모든 순간들을, 차차 시간의 계승에 의해 새겨둔 것이다.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