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
2026.08.02
여행이 주는 매력 - 비일상적인 감각
어제 속초에서 돌아왔다.
날씨가 심각하게 더워서 바다를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다.
우등 버스를 타니 몇 년 전에 혼자 지리산으로 떠났을 때가 갑자기 생각났다. 딱히 누군가와 그 지역으로 여행을 가고 싶었다기보다는, 어떻게든 필사적으로 지루하고 우울한 기분을 전환하고 싶어서 떠났던 것이다.
오래 전 독일에 갔을 때도 장장 열 네 시간이 넘는 비행 때문에 파김치가 되었지만 공항에 도착하니 수많은 인종들이 섞여 각기 다른 이유로 해외로 떠나는 어린이들과 젊은이들과 중년들 그리고 노인들까지 다양한 렌즈로 교차되는 걸 보고 어린애처럼 설레임을 느꼈다. 비록 나는 저들과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을지라도, 여행으로부터 느끼는 비일상적인 감각을 늘 품고 살아가고 싶은 것이다.
요새 드는 생각인데, 난 여행 그 자체보다는 변화무쌍하고 색다른 느낌 그 자체를 좋아하는 것 같다. 간단히 말해 인간의 정신이 변화하고 움직이는 느낌 자체를 갈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억압된 분노와 우울을 껴안고, 매일 주변 사람들에게 필사적으로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면서 일상을 지내다가는 점점 폭주하다 결국 자살해서 악귀가 되고 말테니, 꼭 물리적인 여행이 아니더라도 무언가 극적인 기분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정처없이 이 도시 저 도시 오가며 구경하고 사진을 찍는 일은 귀찮고, 의미있게 얻어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며, 다시 일상에 돌아오면 한없이 공허하기만 할 뿐이다.
하하 씨발 ㅎㅎ